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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작가 접점에 서다 | 살아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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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모하는교회
댓글 0건 조회 665회 작성일 22-04-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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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미셸 시인
작품명 Epipodo Art & Literature
제작년도 2022-04-17


[정미셸 시인 _ 접점에 서다] 

 

 

불가에 둘러앉은 사람들 틈에서

나는 아니다, 나는 아니다

속으로 되뇌이던 말이

불빛에 당황하여

저도 모르게 튀어 나왔다

 

멀찍이 서서 들었던

많은 욕설과 저주

세상을 이기는 고함 소리에

나는 모른다고 장담하며

가슴에 박던 그날처럼

 

가시나무 엮어 씌운 상처와

부풀어 터진 얼굴로

나를 향해 돌이켜보는

눈빛

세상이 먹먹하다

 

이것까지 참으라던

그사람을 아직도 모른다고

헛된 맹세를 하는가

충혈된 눈으로 돌아온 새벽

눈물 자리 붉다

 

* 주께서 돌이켜 베드로를 보시니 베드로가 주의 말씀 오늘 울기 전에 네가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 22:61)





[정미셸 시인 _ 살아있음에]

 

 

 

오신다기에

푸른 베어 깔고

겉옷을 바닥에 펴며

초라해도 비굴하지 않게 외쳤다

나를 쓰시옵소서

나를 지나시옵소서

 

죽음보다 깊은 침묵 속에

끝까지 눈을 떼지 않았던 여인들

곁을 지키지 않았던 제자들

둔감해진 마음과 생각을 위해

많이 어두워야 했다

많이 깊어야 했다

 

다시 오신다기에

만큼 나무를 쪼개 만든 창으로

시간의 바람이 든다

안에 새겨진 희고 빛난 형상

눈부시다, 눈부시다

살아있음에 가득한 주의 영광




정미셸 _ 시인, 문학평론가, 시전문지<미주시학>대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공무원. 가산문학상 수상(2008). 25 에피포도문학상 대상 수상(수상시집 _ 꽃의 문을 열다). 시집으로 <새소리 맑은 아침은 하늘도 맑다><창문 너머 하나의 창이 열린다><거리의 몽상><꽃의 문을 열다> 사화집 <하늘빛 붓에 찍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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