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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포도엽서

June 08, 2023 . 사모하는교회 사막에서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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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의 편지] 



<사막에서의 편지>는 C. 카레토(Carlo Carretto)의 저서입니다. 필자는 이 책을 서재 책상 바로 뒤에 두고 틈나는 대로 읽어 보기를 좋아합니다.   

   

카레토는 신부이면서 이태리에서 유능한 교수였습니다. 어느 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하라 사막으로 떠났습니다. 사하라 사막을 여행하면서 얻은 영감적인 정서를 글로 옮겨 놓았습니다.  


크리스천의 세계관은 처음과 끝이 존재하는 우주적입니다. 문제는 그 우주적인 세계관을 종교적 틀에 가둬 두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세계가 우주적이라는 것을 삶에 적용해 보면 편견이 없어야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편견이 있으면 신부님, 스님이 쓴 책을 읽는 것이 쉽지 않을 뿐 더러 그런 분들과의 소통도 대단히 어렵습니다.  


신앙인은 편견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사람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하나님의 사랑이 제한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사막에서의 편지>에 등장하는 저자의 숨소리를 의역하지 않고 직역에 가까운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

“하나님은 일을 하실 때 조금도 서두르지 않으신다. 시간은 그분의 것이기 때문이다.” 


“사막에서 우리는 언제나 침묵 속에 살고, 또 침묵에 대한 맛을 아는 것을 배운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신비스러운 일이다. 그 부르심은 신앙의 어둠 속에서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한 그 목소리는 아주 가늘고 조심스러워 전적으로 내적 침묵이 요구 된다.”


“기도는 단순하게 하고 지적인 것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샤를르 드 푸코는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께 대한 사랑으로 모든 일에 있어 말째가 되어라’고 권고 하였다.”


“기도는 같은 소리와 같은 내용의 반복이더라도 할 때마다 새로운 것이다.”


“사랑하지 않고 또 사랑할 수 없다는 그것이 문제이다.”


“나의 무능은 하나님의 능력을 잘 드러내고, 나 ‘피조물’의 빈약함이 창조주의 존재를 더욱 뚜렷이 한다.”


“하나님은 모든 것이 가능하고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 

그날 밤 필자는 카레토가 걸어갔던 흔적을 더듬어 그 길을 찾아 발걸음을 포개는 연습을 했습니다. 


[사막에서의 편지] ‘C 카레토’로부터


끝으로 

숨어버린 바람 일어나

허리 잘린 모래


낙타 등 골짜기 사이로

몸을 기대고 흩어지지 않도록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

사막의 밤은 소리 묶는 무덤이다


늘 침묵 속에 

더위 먹은 어둠은 한 낮

낙타 등 골짜기로 흘렀던

모래로 몸을 씻고

다시 침묵을 벗으면


입술에 떠오른 사막에도 길이 있다

없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사랑은 무엇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이다


그곳에 갈 수 없거든

가슴 마지막 언저리에 

사막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