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하는교회January 19, 2022
나를 용서해줘 Forgive me
[나를 용서해줘 Forgive me _ Laura Stanley | 그림 • 강미란]한 사람도 아니고 서른 두 명이 죽고 29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이유야 어찌되든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이미 넘어 섰습니다. 하지만 버지니아공대(Virginia Tech) 총기난사 사건의 현장인 노리스 홀(Norris Hall) 잔디광장에는 서른 세 개의 추모석이 있습니다. 조승희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석도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스탠리가 처음 조승희 추모석에 꽃과 편지를 놓고 가면서부터 서른 두 개의 추모석 앞에 꽃과 편지가 쌓여가듯 조승희 추모석 앞에도 그의 이름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의 흔적이 쌓여갔습니다. “이틀 전 이곳에 왔었는데 유독 승희 추모석만 썰렁했습니다. 승희 역시 가해자이자 희생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게도 우리와 같은 영혼이 있습니다. 어머니와도 상의했는데 동의했습니다. 그래서 어제 편지를 써 올려놨습니다. 오늘 와보니 편지와 꽃이 많이 놓여 기쁩니다.” 스탠리의 편지 내용 중 이런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승희냐, 난 너를 미워하지 않아. 너와 친구가 되고 싶어. 이 세상 모든 이들로부터 떨어져 홀로 끔찍한 고통을 겪었을 네게 손 한번 내 밀지 않았던 나를 용서해줘...”스탠리는 조승희의 사진을 보고 어느 날 문득 교정에서 몇 번 마주쳤던 그 말없던 친구를 떠올렸습니다. 그때 승희에게 다가가 어깨를 치며 “야, 밥 먹으러 가자”고 못한 것이 이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앞으로 학교에서 말없는 외톨이를 만나면 입을 열 때까지 말을 걸어 친구로 만들겠다고 다짐까지 했습니다. 조승희의 총에 죽어간 사람들과 범인을 똑같이 추모한다는 것이 지나치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탠리는 그와 같은 반론에 확고한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수렁에 빠져 살려 달라고 외쳤지만 아무도 오지 않아 며칠, 몇 달, 몇 년을 갇혀 지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승희가 그런 상황이었을 거에요. 그를 탓하기 전에 우리가 그에게 도움의 손을 뻗치지 않은 걸 뉘우쳐야 하는 게 아닐까요.” 계속해서 스탠리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기로 했습니다. “용서는 살아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지금 누구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은 승희의 가족입니다. 그들을 만나면 꼭 안아주고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필자는 스탠리가 크리스천이면 좋겠다는 상상을 폈습니다. 아니 분명 그래야 하는 타당성 때문입니다. But I say to you, Have love for those who are against you, and make prayer for those who are cruel to you;“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5:44).”만약 스탠리가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그 행위는 기독교의 방언, 기적, 기사, 신비적인 것보다 더 많은 감동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한정판인 변한기 목사님의 저서 <갈등하게 하는 신앙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기도하는 것처럼 살고 사는 것처럼 기도하라.”조승희 추모석을 비껴간 바람에 실린 티끌로 눈물 흘리는 밤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Coram Deo. Before God .*Virginia Tech shooting, school shooting at the Blacksburg, Virginia, campus of Virginia Tech on April 16, 2007, that left 32 people dead, including the shooter, SeungHee Cho. It was one of the deadliest mass shootings in the United States._ Britan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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